언론보도

[국제신문] 부산 찾은 중국 드라마 대부 유우샤오캉 감독 인터뷰

페이지 정보

1,713 읽음

본문

"한류 팔려고만 말고 韓·中 윈윈 모색해야"

유우샤오캉 중국드라마제작산업협회 회장은 "중국은 도전과 기회의 땅"이라면서 "기회가 되면 한중 합작 드라마를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강덕철 선임기자

- 콘텐츠 수입·공동제작 등
- 상호공존 생태계 구축해야

- 가져온 40부작 '반테러특공대'
- 1만 명 동원 대륙판 '아이리스'
- 중국 신작도 많은 관심 가져달라

- 부산콘텐츠마켓 규모 놀라워
- 한중합작 성공시키고 싶어

중국 드라마(중드) 제작 분야의 대부라 일컬어지는 유우샤오캉(尤小剛, 63) 감독이 부산을 찾았다. 중국드라마제작산업협회 회장인 유우 감독은 지난 7~9일 해운대 벡스코에서 열린 2015 부산콘텐츠마켓에 일행 20여 명을 대동하고 참석해 한중 드라마 교류 등을 논의했다. 유우 감독은 중국이 한류 드라마의 최대 시장임을 의식한듯, "한국에서 한류를 팔려고만 할 게 아니라 중드를 사거나 한중 공동제작을 적극 모색하는 등 상호 공존의 드라마 생태계를 만드는 일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인터뷰는 지난 8일 벡스코 VIP라운지에서 이재영 중국동북사범대 교수의 통역으로 2시간 가량 진행됐다.

-부산 방문은 처음이신가.

▶2000년 초에 온 적이 있다. 발전과 변화가 눈부신 것 같다.

-중국드라마제작산업협회는 어떤 곳인가.

▶중국 내 굴지의 드라마 제작회사·영화사 등 400여 곳이 회원사로 참여하고 있는 협의체다. 중국에는 약 2000개의 방송사가 있는데, 중국 방송 드라마의 85%를 여기서 제작·공급한다.

-이번에 신작을 들고 한국에 왔다는데 어떤 것인가.

▶'반테러특공대'라는 40부작 군사 전쟁물이다. 헬리콥터 4대와 장갑차, 각종 차량이 등장하고 출연진만도 연인원 1만여 명이 동원됐다. 제작비는 7000만 위안(약 122억 원)이 들어갔다. 중국판 '아이리스'라고 보면 될까.

-한국에 팔려고 온 것 같다.

▶당연하다. 이미 동남아 몇개 국과는 수출 계약을 했다. 한국도 이젠 '삼국지' '초한지'같은 전통 사극만 보지 말고 신작에도 관심을 보여달라.

-유우 감독은 중드의 비사극(秘史劇) 장르를 개척했다는 평가를 얻고 있다. 비사극은 한국의 사극과 비슷한 건가.

▶역사물이란 점에서 비슷하다. 그러나 중국에서는 역사적 내용을 다루되, 현대적 의상과 트렌드를 중시한다. 오늘의 관점에서 시청자들의 요구에 맞춘다는 것도 중요한 문제다.

-한류 드라마 '대장금'과 '별에서 온 그대'는 어떻게 봤나.

▶잘 만든 작품이다. 스토리와 디테일이 살아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한류 드라마는 중국에서 계속 먹힐 것으로 보시나.

▶한류(韓流)는 한국 문화의 큰 진보라고 생각한다. 한국의 경제성장과 더불어 성공한 콘텐츠라 할 수 있다. 중국에서는 지금 한류(漢流)가 유행이다. 중국의 한류는 타 문화에 대한 포용성과 개방성이 있다. 이 점에서 한국도 더욱 열려야 할 것이다.

-중국 당국은 최근 자국 방송 콘텐츠 시장을 보호하기 위하여 외국 프로그램에 대한 개방의 폭을 좁히고 있다. 온라인 영상 사전 심의도 강화했다. 이 때문에 한국의 한류가 타격을 받고 있다.

▶대중문화는 나라와 나라 사이에 서로 소통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드라마의 수출 수입도 균형을 잡지 않으면 안 된다. 한류(韓流)가 일방적으로 중국 안방을 파고들면 규제가 있을 수밖에 없지 않겠나.

-어떤 대안이 있을까. 한중 드라마 공동제작에 대한 관심이 많은데.

▶2004년 한국 KBS와 중국 CCTV가 '북경 내사랑'이란 합작 드라마를 만들었지만 그다지 성공하지 못했다. 안 좋은 기억이 오래 간다. 새로운 시도와 도약이 필요한 때다. 기회가 된다면 내가 한중 합작 드라마를 만들어 성공시키고 싶다. 우린 그만한 저력이 있다.

-2015 BCM 행사를 어떻게 봤나. 중국에도 이런 게 있나.

▶세계 45개국, 500여개 업체가 참여했다니 놀랍다. 준비가 치밀했던 것 같고 '아시아의 차세대 콘텐츠'같은 포럼의 주제도 적절했다. 중국에는 베이징의 봄·가을철 방송콘텐츠 마켓과 선전의 겨울철 국제마켓이 있다. 중국 방송 프로그램의 95%가 여기서 충당된다.

-끝으로 하시고 싶은 말씀은.

▶중국과 한국은 드라마 발전을 위해 서로 서로 필요한 부분이 있다. 소통하고 교류하면 윈윈할 수 있을 것이다. BCM 행사를 계기로 상호 오해와 편견을 씻고 함께 발전해갔으면 한다.


※유우샤오캉(尤小剛) 감독은

중국 드라마계를 이끄는 중국드라마제작산업협회 회장이자 국가 예술 1급 감독이다. 한중일 TV연맹 중국대표, 아시아·유럽 방송협회 제1부주석 등 주요 직함만 10개가 넘는다. 중국의 TV 방송 분야에서 40여년 간 종사하며 블록버스터급 TV드라마 50여 편 등 총 1600여 편의 작품을 연출했다. 1993년 만든 '경도기사(京都記事)'는 중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드라마 30선'에 꼽혔고, 그 역시 '가장 영향력 있는 감독 9명' 중 한명으로 뽑혔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 때는 성화봉송 주자로 뛰기도 했다.

2015-05-11 19:43:04
http://kookje.co.kr/news2011/asp/newsbody.asp?code=0500&key=20150512.22002193900
박창희 대기자 chpark@kookje.co.kr

  • 주최주관

  • 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