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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 [초점]KT 이어 LG유플러스 등판…드라마 판 흔들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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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쿠키' 주연. 왼쪽부터 남지현, 최현욱, 김무열. 

'하이쿠키' 주연. 왼쪽부터 남지현, 최현욱, 김무열.



[서울=뉴시스] 최지윤 기자 = 최근 부산콘텐츠마켓 LG유플러스 부스에는 제작사 관계자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LG유플러스가 KT에 이어 본격적으로 드라마 제작에 뛰어든다는 소문이 퍼지자, 너나 할 것 없이 '편성을 내달라'며 찾아갔다. 넷플릭스 등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등장으로 K-콘텐츠 인기가 높아졌지만, 제작비가 천정부지로 치솟으면서 위험 부담이 커진 상황이다. CJ ENM은 1분기(1~3월) 503억원의 적자를 낼 정도로 재무상태가 악화됐고, KT는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2022) 이후 흥행작을 내놓지 못해 위축됐다. 국내 드라마시장 위기 속 LG유플러스가 새로운 판로를 열고 있다.


LG유플러스는 미드폼 드라마로 시청자를 공략한다. 남지현 주연 학원물 '하이쿠키'다. 올해 1월 U+모바일tv에서 4부작 오디오 드라마 '썸타임즈'를 선보였는데, 하반기 공개하는 하이쿠키가 첫 오리지널 드라마나 다름없다. 제작사 아크미디어와 KBS 계열 몬스터유니온, LG유플러스 스튜디오 X+U가 함께 만든다. 한 입만 베어 물어도 꿈을 이뤄주는 수제 쿠키가 최고의 엘리트 고등학교를 집어 삼키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남지현은 공장 비정규직 노동자 '최수영', 최현욱은 천재소녀 '서호수'를 맡는다. 아직까지 U+모바일tv 인지도가 높지 않은 만큼,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 공개해 시청자 선택 폭을 넓힐 것으로 관측된다.


LG유플러스는 지난해 9월 '유플러스 3.0'을 선언했다. 이후 스튜디오 X+U를 만들고, 미디어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비통신 매출 비중을 2025년까지 30%, 2027년까지 40%로 확대해 기업가치를 12조원까지 높일 계획이다. 지난해 말부터 예능물 '디저트 먹어볼래'(디저볼래)와 '교양있고'를 잇따라 선보였지만, 큰 성과를 내진 못했다. 드라마 제작과 함께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는 눈치다. 이미 카카오TV가 미드폼 드라마 시장 틈을 파고들었지만, 2년6개월 만에 초라하게 퇴장했다. 학원물은 10~20대 팬층이 두터운 만큼, 하이쿠키를 통해 U+모바일tv 가입자 수를 늘리는데 어느 정도 효과를 볼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드라마 시장은 과열된 상태다. 제작 편수가 늘었지만, 그만큼 편성을 받지 못하는 드라마도 줄을 잇고 있다. 지상파는 막대한 제작비를 감당하지 못해 OTT와 경쟁에서 밀린 지 오래다. CJ ENM 계열 케이블채널 tvN은 수목극을 폐지했고, 국내 OTT 티빙과 웨이브는 지난해 1000억원 이상의 적자를 냈다. 지난달 티빙과 웨이브는 다시 합병 논의를 시작했으며, 생존을 위한 돌파구를 찾고 있다. 한 제작사 관계자는 "KBS는 회당 편성비를 9000만원 밖에 안 준다고 한다. 디즈니플러스도 오리지널 제작 편수를 줄인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며 "지난해 한국 드라마가 200여 편 제작됐는데, 올해는 80여 편까지 줄 것으로 예상된다. 내년에는 더 위축 돼 60여 편밖에 못 내보낼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한류스타 몸값도 덩달아 몰라 회당 출연료 10억원 시대가 열린 지 꽤 됐다. 최근 한 배우는 회당 13억원을 요구, 관계자들이 난감해 했다는 후문이다. 여기에 주 52시간제 시행으로 인한 스태프 인건비 상승 등도 제작비 규모가 커지는데 영향을 끼쳤다. 8월9일 공개하는 디즈니+드라마 '무빙'은 애초 제작비 약 500억원으로 예상됐다. 2020년 캐스팅 발표 후 약 3년 만에 선보이는데, 컴퓨터그래픽(CG) 등 후반작업 비용이 약 150억원 더 들어 총 제작비는 650억 원선으로 알려졌다. 총 20부작으로 회당 제작비가 30억원이 넘는 셈이다. 요즘 대부분 드라마가 공동제작하는 까닭이다.


다른 제작사 관계자는 "결국 돈이 많은 곳에 모이게 돼 있다"며 "넷플릭스 오리지널 제작 편수는 한정 돼 있지 않느냐. 최근까지 넷플릭스 편성이 안되면 KT 계열 ENA·지니TV로 가곤 했다. KT도 예산을 거의 다 써가고 있는데, 우영우 이후 흥행작이 나오지 않으면 계속 적극적으로 투자하기 힘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요즘 다들 투자를 재검토하고 있는 시점이라서 새롭게 뛰어든 LG유플러스에 매달릴 수밖에 없다"며 "LG유플러스도 흥행작이 언제 나오느냐에 따라 드라마 제작에 탄력을 받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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