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신문] K-영상콘텐츠 성장모델 키우기…‘빅랩’의 첫발은 성공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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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텀 ‘영상산업센터’를 찾아서
- 시나리오 창작부터 후반작업까지
- 원스톱 지원 부산 비즈니스 메카
- 3년 임대료 무상 ‘빅랩’모델 실험
- 60여팀이 만들어낼 성과 기대감
부산의 영화·영상 창작자와 기업이 가장 많이 모인 곳은 어디일까. 신진부터 중견까지 많은 창작자와 기업들이 영화도시 부산의 비즈니스 메카인 ‘영상산업센터’에서 차세대 K-콘텐츠를 키워가고 있다. 영상산업센터는 팬데믹으로 움츠렸던 상황도 털어내고 새롭게 기지개를 켜고 있다. 시나리오 작가, 스튜디오, 제작사 등을 태우고 영화의 바다를 누비는 돛단배 형상의 영상산업센터의 최근 모습을 들여다봤다.
지난달 부산 해운대구 영상산업센터에서 입주기업과 창작자를 대상으로 한 네트워킹데이가 열렸다. 부산영상위 제공
■ 전 과정 밀착 지원
영화도시 부산의 산업 클러스터이자 거점으로 자리 잡은 영상산업센터는 시나리오 창작부터 기획, 후반작업에 이르기까지 콘텐츠 제작 전 과정을 지원한다. 주요 지원사업은 ▷창작 및 비즈니스 공간(입주시설) ▷육성 지원 프로그램 제공이라는 두 축으로 이뤄지고 있다. 입주시설은 기획·개발, 제작, 후반작업 등 영화·영상산업 관련 사무공간인 ‘영화·영상 기업사무실’(46개 실)과 소규모 창작 공간이자 시나리오 개발 공간인 ‘빅랩(VIC-LAB)’(21개 실)으로 나눠 운영한다.
영화·영상 기업사무실과 빅랩 같은 공간을 중심으로 한 지원은 최근 들어 더욱 관심을 끈다. 빅랩과 영화·영상 기업사무실의 차이는 입주부담금과 육성 지원 프로그램 내용에 있다. 영화·영상 기업사무실에는 평당 임대료(1만3000원)를 부과하지만, 빅랩은 무상 제공된다는 점에서 다르다. 관리비는 평당 9000원으로 같다. 대신 판로 개척이나 마케팅을 할 때 영화·영상 기업사무실에는 소규모나마 금액 지원을 하지만, 빅랩은 입주 부담을 확 낮춘 만큼 교육지원만 한다.
여기에 신진작가 멘토링사업, 기획 개발 워크숍 등 부산영상위원회 차원의 육성 프로그램이 더해지면서 영상산업센터 출신 신진 창작자의 활약이 눈에 띄게 늘었다. 부산영상위 영상산업센터 우지승 팀장은 “부산영상위 제작지원 선정작을 보면 영상산업센터에서 키워낸 키즈들이 다수 발견된다. 세대교체를 이끌었다고 할까. 영상산업센터라는 공간과 부산영상위의 육성 프로그램이 잘 맞아떨어지면서 전문인력 양성이라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낸 것이라 평가한다”고 말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여파 속에서 지난해 6월 처음 개최된 부산콘텐츠마켓(BCM)에서도 의미 있는 성과를 거뒀다. 입주 제작사 케이드래곤이 ‘BCM펀딩’으로 영화 ‘심야카페’를 극장 개봉했고, ‘BCM글로벌피칭’의 ‘지역강소 제작사 육성 부문’ 사전심사에는 후보 4곳 중 3곳이 영상산업센터 입주사로 채우는 저력을 보여줬다. 최종 수상작은 입주사 ㈜영화맞춤제작소 영화공장의 ‘8인의 용의자들’이 차지했다.
■ 걸음마 단계 창작자 지원
영상산업센터 전경. 부산영상위 제공
영상산업센터가 최근 가장 공들인 사업은 지난해 8월 문을 연 입주시설 빅랩이다. 창작자 5명을 비롯해 스튜디오, 제작사 등 새로운 업체 19개 팀이 영상산업센터의 새 식구로 둥지를 틀었다. 빅랩은 영상산업센터 영문 BVIC(BUSAN Visual Industry Center)의 빅(VIC)에 연구공간을 뜻하는 랩(LAB)을 붙인 이름이다. 크다는 뜻의 빅(BIC)도 중의적으로 쓰였다.
빅랩의 기능은 창작공간 제공에만 그치지 않는다. 입주자 중심 전문가 컨설팅, 교육, 네트워킹 등 기업성장 주기별 맞춤형 지원도 이루어진다. 부산아시아영화학교가 운영하는 부산영상아카데미 영화인 교육과 오펜(O’PEN)-스토리 창작 협업 프로젝트 오픈 특강 등을 유치해 입주자 대상 교육도 확대한다는 구상을 현재 하고 있다.
임대료 무상이라는 혜택이 매력적인 빅랩은 3년이라는 입주기간을 따로 두고 있다. 이곳에서 3년 동안 회사를 키워내면 영화·영상 기업사무실로 도약할 수 있도록 성장 모델을 구축하는 게 궁극적 목표다. 빅랩을 시작한 지 반년 정도가 흐른 지금 실속 있는 지원책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입주사 스튜디오에스에이지(StudioSAG)는 수도권이 아닌, 부산에서 좋은 콘텐츠를 한번 만들어 보자며 2021년 출발한 제작사이다. 손영훈 스튜디오에스에이지 대표는 “적은 유지비로 영화·영상기관이 모인 센텀에 사무실을 가지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60여 개 영화·영상 관계팀이 한 건물에 모여 있어 그에 따른 효과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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