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경제] 콘텐츠수출 가전·섬유 제쳤다..."이젠 어엿한 수출핵심품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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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협, 지난해 콘텐츠 수출 133억달러...섬유·가전 앞질러
핵심수출업종 진입...고부가, 고용창출 등 파급효과도 커
지역적·분야별 한계 극복위한 정부의 정책 지원 늘려야
▲ K팝 수출이 크게 늘고 있는 가운데, 대표 K팝 걸그룹 '블랙핑크'가 지난 2일(현지시간) K팝 가수 최초로 영국 런던 하이드 파크에서 열린 '하이드 파크 브리티시 서머 타임 페스티벌'에서 공연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K팝, K드라마 등 한류열풍에 힘입어 콘텐츠 수출이 전통적 강세 업종인 가전과 섬유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민국의 콘텐츠, K콘텐츠가 비약적인 성장을 거듭하며 지난해 총 수출액이 가전과 섬유를 추월하며 주요 15대 수출 품목에 포함될 정도의 규모에 도달한 것이다.
정부의 중점 수출 관리 및 육성 업종인 주요 15대 수출품목에 포함돼 있는 가전과 섬유을 제쳤다는 것은 콘텐츠산업에 대한 정부의 정책 방향과 지원 내용이 과거와는 많이 달라져야 한다는 의미이다.
콘텐츠는 특히 부가가치가 유달리 높고 고용창출 등 산업적 파급효과가 클 뿐만아니라, 국가이미지 제고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앞으로 그 위상이 달라져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견해다.
■ 팬데믹·복합위기에도 성장...전체 10위권 수출업종 도약
지난해 우리나라의 콘텐츠 수출 규모가 약 133억 달러(약 17조3232억원)를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통적인 수출 강세 품목인 가전(80억 달러)을 멀찌감치 따돌린 실적이다. 섬유제품(123억 달러) 보다도 10억 달러 이상 많은 수치다.
한국무역협회는 6일 서울 삼성동 트레이드타워에서 '제4차 수출 확대를 위한 산업계 릴레이 간담회'에서 지난해 콘텐츠 수출이 가전과 섬유수출을 웃돌았다고 밝혔다.
콘텐츠 수출업계의 현장 애로 파악을 위해 마련된 이날 간담회에서 김병유 한국무역협회 회원서비스본부장은 “지난해 우리나라의 콘텐츠 수출 규모가 대표적인 수출 품목인 가전과 섬유제품의 수출액을 상회했다”고 발표했다,
김 본부장은 "광고 부문을 제외한 게임·음악·드라마 등 콘텐츠산업 전 분야에서 무역수지 흑자를 기록하고 있다”며 "콘텐츠 수출액 증가가 화장품·가공식품 등 소비재 수출 확대까지 견인하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간담회에는 한국문화콘텐츠라이센싱협회, 한국모바일게임협회, 한국음악콘텐츠협회 등 협회 단체와 오로라월드㈜, ㈜해긴, ㈜케이타운포유, ㈜티빙 등 게임·음악·방송·캐릭터 분야 콘텐츠 기업 관계자 8명이 참석했다.
김 본부장은 “콘텐츠산업이 우리의 새로운 수출 동력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문화콘텐츠 수출은 2019년 100억 달러대(102억5천만 달러)에 진입한 이후 지속적으로 수출이 증가하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기간과 글로벌 복합위기 속에서도 성장세를 멈추지 않았다.
특히 오랜기간 콘텐츠수출을 견인해온 게임 외에도 음악, 드라마, 영화, 웹툰 등 다양한 콘텐츠들이 해외시장에서 골고루 선전을 거듭하며 콘텐츠 수출의 견고한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 한국무역협회는 5일 삼성동 트레이드타워에서'제4차 수출 확대를 위한 산업계 릴레이 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다. 이날 간담회에 주요 콘텐츠 분야별 대표들이 대거 참석해 수출확대를 위한 애로사항을 제기했다. <사진=무역협회>
■ 지역·분야별 편중 한계..."맞춤형지원 늘려야" 한목소리
김 본부장은 다만 "콘텐츠 수출의 70%가 아시아 지역에 편중돼 있고, 전체 수출액의 절반 이상이 게임에서 발생하는 등 지역 및 분야별 편중에 따른 한계가 존재한다"며 "콘텐츠 업계의 해외 시장 진출 다변화를 위한 정책 지원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콘텐츠 수출이 비약적으로 성장, 가전, 섬유제품, 컴퓨터 등을 제치고 10위권 언저리의 수출 주력품목으로 떠오름에 따라 정부의 정책적 지원이 보다 훨씬 강화돼야한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이날 간담회 업종을 대표해 참석한 관계자들은 자금지원도 중요하지만 주요국의 수출장벽 해소에 대한 외교적 노력과 각 나려별 특성에 맞는 맞춤형 지원을 늘려야 한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
김현규 한국모바일게임협회 수석부회장은, “최근 게임업체들이 태국 진출을 희망하고 있으나, 태국의 외국인 사업허가(FBL, Foreign Business License) 취득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게임 업체의 수출확대 및 해외시장 진출을 위한 현지 법령, 절차 등에 대한 정보 제공 등 정부와 관련기관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조태봉 한국문화콘텐츠라이센싱협회 회장은 “코로나19 영향으로 주춤했던 캐릭터 산업의 수출이 2021년 7.2억 달러를 기록한 이후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면서 "라이선싱 위주인 캐릭터 수출은 한번하면 끝이 아니라 꾸준한 수익창출이 가능하다”면서 “캐릭터 산업의 장기 성장과 신시장 개척을 위한 로열티 비즈니스모델 강화를 위한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기도형 한국음악콘텐츠협회 팀장은 “지난해 음반 수출액은 약 2억3천만 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면서 “K팝에 대한 인기가 높아짐에 따라 해외 공연 수요가 증가하고 있으나, 이중과세 방지 협약이 체결되지 않은 태국 등 일부 국가가 아티스트 출연료에 대해 과도한 세금을 청구하고 있어 큰 부담으로 작용한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콘텐츠 수출이 가전과 섬유제품을 넘어선 가운데 아시아 최대 규모의 방송, 영상 콘텐츠 거래 시장인 부산콘텐츠마켓이 지난 5월말 성황리에 열렸다. 부산 벡스코 제1전시장을 찾은 참가자들이 문화콘텐츠 제작사 부스에서 비즈니스 상담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제공>
■ 무협, "업계 애로사항 최대한 빠른 해소 위해 노력"
방송영상 업계관계자도 “자금력이 풍부한 해외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업체로부터 제작지원을 받으면 IP를 가져가는 등 하청기지화 문제가 발생한다”며 정부 차원에서 국내 플랫폼사와 연계한 영상 콘텐츠 제작 지원을 강화해 줄 것을 주문했다.
박진우 ㈜티빙 부장은 “예능 프로의 수출 시 방송 콘텐츠에 사용된 해외 음원의 경우 현지 저작권 문제로 음원 삭제 등 추가 편집을 해야 한다”면서 “음원·자막 등에 대한 수출용 콘텐츠 제작 가이드라인 마련 등 수출용 콘텐츠 생산을 위한 단계별 맞춤형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홍규 오로라월드㈜ 콘텐츠랩장은 “캐릭터 애니메이션은 기획부터 완성까지 장기간 소요된다”면서 “반면 시장의 트렌드는 빠르게 변화하기 때문에 과감한 규제 완화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무협은 이날 간담회에서 제기된 애로와 건의사항을 유관 부처 간 협업을 통해 신속히 검토하고, 해결할 수 있는 부분은 최대한 빨리 해소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전문가들은 "전세계에 불고있는 K콘텐츠 열풍은 앞으로 더욱 크고 넓게 확산할 가능성이 커 수출규모 역시 계속 늘어나 업종별 수출 순위를 계속 끌어올릴 가능성이 농후하다"면서 "콘텐츠의 수출 증가는 문화적 가치가 높고, 국가이미지 제고에도 크게 기여하는 만큼 콘텐츠산업을 바로바는 정부 내 고위관료와 정치권의 인식변화가 선행돼야한다"고 입을 모은다.